사 상 》사상의 개관 / 핵심사상
 

 퇴계는 16세기 중반에 주리적 이기이원론의 토대 위에서 기대승과의 4단7정론을 통하여 한국 성리학의 특징인 심성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수양론의 실천방법을 정밀하게 규명함으로써, 조선시대 성리학의 기본 틀을 정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1. 이기론
 퇴계의 사상은 정자, 주자의 입장을 바탕에 둔 정주학의 토대 위에서 세워졌다. 그리하여 정주 계통의 성리학설을 기본 입장으로 하여 퇴계는 이와 다른 이론이나 학설을 배척한다. 불교나 도교와 같은 다른 사상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성리학이라 하더라도 심학이라 불려지는 양명학이라든지, 서화담 계통의 기일원론, 나정암(나순흠이라고도 함, 명의 성리학자)의 주기설 및 오초려(오징이라고도 함, 원의 학자)의 주륙 절충적 견해 등을 배척한다. 그 중에서도 양명학과 화담계의 기일원론에 대한 배척이 가장 강력하다.
 퇴계는 양명학의 심즉리설과 지행합일설을 거경궁리론과 지행병진설로 조목 조목 반박하고, 화담의 기일원론을 이기이원론으로 반박한다. 결국 퇴계는 정주의 이기이원론만을 인정한다.

 2. 심성론(인성론)
 이처럼 퇴계는 정주의 입장을 자신의 학문적 토대로 하여 출발하였지만 깊이를 더하여 감에 따라 독자성을 띠게 되었고, 마침내 정주의 차원을 넘어서게 되었는데 그 좋은 예가 심성론 특히 사단칠정론이다.  퇴계는 기대승과의 4단7정론을 통하여 이기론의 이론을 심성 개념의 분석과 해명에 적용하여 한국 유학의 중요한 특징인 심성론(인성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와 같은 퇴계의 사상으로 인하여 한국 성리학은 강한 독자성을 지니고 발전하게 된다.
 

 3. 수양론
 퇴계의 학문정신은 이론적 정밀성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완성을 추구하는 수양론으로 열려 있기 때문에, 인간의 심성을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이해한다는데 중요한 특징이 있다. 퇴계의 수양론은 심(心)과 경(敬)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은 수양이 이루어지는 바탕이요, 경은 수양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퇴계의 학문적 관심은 항상 인간의 도덕적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수양론으로 귀결되고 있으므로 이 '경'이야말로 퇴계 사상의 핵심이며, 퇴계가 존경받는 이유도 이러한 경의 태도를 한 평생 몸소 실천한 인격자이기 때문이다.

 문인 정유일은 퇴계의 이러한 학문과 사상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선생의 학문은 오로지 정주를 표준으로 한다. 경과 의가 같이 지탱하고(경의협지, 敬義夾持), 지와 행이 함께 나아가며(지행병진, 知行幷進), 밖과 안이 한결 같고(표리여일, 表裏如一), 본과 말을 함께 하며(본말병거, 本末幷擧), 대원을 뚫어보고 대본을 심어 세운다(식립대본 植立大本), 그 이른 경지를 논한다면 우리 동방에는 오직 그 한 분 뿐이다.